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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제철 해산물 (4) - 서해안 : 농어제철 해산물 2022. 6. 10. 00:39
1. 개요
농어는 농어목 농엇과에 속하는 어류입니다. '농어(濃魚)'나 '농어(農魚)'가 아니라, 몸이 검다는 뜻의 '노어(盧魚)'가 변형되어 지금처럼 농어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이는 과거에 '魚'의 초성이 연구개 비음, 그러니까 받침 'ㅇ' 소리였기 때문인데, 잉어, 붕어, 상어, 오징어, 고등어 등 오늘날 '-어(魚)'자로 끝나는 물고기 이름들이 대체로 바로 앞에 받침 'ㅇ'을 달고 나오는 까닭입니다.
참고로 예전에는 일반 농어와 별개로 분류하였던 점농어(Lateolabrax maculatus)는 현재 농어의 동종이명으로 흡수되었습니다.
2. 농어의 특징
농어는 주로 우리나라와 대만, 일본, 중국 해역에서 서식합니다. 봄과 여름에는 얕은 바다로 모이고, 가을이 되면 번식하여 깊은 바다로 이동합니다.
농어는 어릴 때부터 서식하는 환경이 다양한데, 바다는 물론 담수도 좋아하여 연안이나 하구까지 거슬러 올라오기도 합니다. 간혹 전라남도 섬진강에서는 강의 염화 현상으로 어린 농어(치어)뿐만 아니라 성체 농어까지도 중·하류에서 목격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몸통 길이가 최대 1미터도 넘게 자라기도 하는 대형 어류이며, 옆줄은 몸 중앙보다 약간 등 쪽에 있고 꼬리지느러미까지 거의 일직선으로 뻗어 있습니다. 몸의 등 쪽은 푸른색을 띠며 옆줄을 경계로 밝아져서 배 쪽은 은백색입니다. 치어일 때는 옆구리와 등지느러미에 작고 검은 점이 많이 흩어져 있으나, 자라면서 검은 점의 수가 줄어듭니다. 점농어처럼 성장한 후에도 비교적 큰 검은 점이 남아있기도 합니다.
등지느러미와 뒷지느러미에 뾰족한 가시가 있으며, 등지느러미에는 작고 어두운 갈색의 둥근 무늬 두세 개 있습니다. 몸과 머리는 뒷가장자리에 가시가 있는 빗 모양의 작은 비늘로 덮였습니다.
가을에서 이듬해 겨울까지 번식하는데, 이때 알은 수면 가까이 떠다니며 5일 정도가 되면 새끼가 부화합니다. 완전한 성체가 되려면 약 1년 정도가 걸립니다.
3. 먹거리로써의 농어
'오뉴월에는 농엇국이 최고'라는 옛말이 있을 정도로 여름에 많이 잡히며, 특히 민어와 비슷하게 6월부터 8월이 제철입니다. 여름에 가을철 산란 준비를 위하여 살을 찌우기 때문에 제철인 것입니다.요즘에는 자연산 이외에도 중국산 양식 농어가 많이 거래되고 있습니다. 자연산 농어는 살의 색이 밝지만, 양식 농어는 일부 부위가 약간 거무튀튀하고 검은 실핏줄이 눈에 확연히 띕니다. 비늘의 색도 자연산이 양식보다 더 밝은 편입니다.
자연산의 경우에는 우리나라 전역에서 잡히지만 주로 남해안, 충청도 서해안이 유명하며, 그중에서도 태안반도가 농어를 저렴하게 판매하는 편입니다. 다만, 우리나라에서 유통하는 농어의 95% 이상은 중국산 양식 점농어입니다. 점농어를 대량으로 양식하는 곳은 푸젠성 인근 해역과 남중국해인데, 그 지역 환경이 점농어 서식에 매우 적합하기 때문입니다.
막상 우리나라에서는 음식 재료로 가장 흔하게 쓰이는 고등어나 횟감으로 인기 높은 광어, 숭어에 비해서 흔히 접하는 생선은 아니며, 일본을 뺀 외국에서도 비슷한 상황입니다. 한국에서 농어로 불리는 생선은 Japanese Sea Bass로 일본을 제외하고는 외국에서도 그리 선호하는 생선은 아닙니다. 해외에서는 스포츠 낚시용으로 많이 쓰이는 편이나, 식자재로 잘 쓰이지는 않는다고 합니다.
어찌 되었든 농어도 6월 추천 제철 해산물로써 살이 희며, 어린 고기보다는 성체일수록 맛이 좋습니다. 주된 요리방법은 지리, 찜, 구이, 회, 탕, 초밥이며, 제철에는 가을철 산란 준비로 살이 올라 품질이 높습니다.양식 농어는 가격도 비싸지 않으므로 모둠회로 흔히 나오는데, 수율 자체도 광어엔 못 미쳐도 괜찮은 생선입니다.
반건조로 해서 찜 등으로 먹을 수도 있습니다. 사실 열을 가하는 식으로 조리하는 데 있어선 맛이 좋은 생선입니다.
대신 흰살생선 특유의 담백한 맛 때문에 붉은살생선 특유의 좀 더 강하고 기름진 맛을 좋아하는 사람에겐 안 맞을 수도 있습니다.
아니면 서양 요리에서처럼 소금과 레몬 등을 써서 구이를 한다거나, 토막을 쳐서 스테이크로 조리하여도 됩니다.
아예 가시 제거하고 살을 발라내서 생선까스라던가 더 작게 살을 손질해서 튀김 요리를 해도 맛있습니다. 다만, 가시 자체는 많지 않아도 덩치가 큰 생선인 만큼 가시가 크고 억세기 때문에 작은 생선의 얇은 잔가시보다도 더 위험할 수 있으니 최대한 꼼꼼히 발라서 먹는 게 좋습니다.
농어의 알도 먹을 수 있는데, 덩치가 큰 물고기다 보니 알도 크고, 알탕을 해 먹으면 맛있다고 합니다.4. 농어는 인기가 없는 생선인가
농어가 우리나라에서 인기가 덜 한 이유는 일단 식감이 비교적 무르기 때문입니다. 많은 한국 사람이 생선 맛 자체보다는 쫄깃쫄깃, 아삭아삭, 바삭바삭한 식감이 있는 것을 선호하는 편인데, 때문에 부드럽고 무른 생선이라든지 미묘한 풍미를 보고 먹는 생선들은 해당 음식 맛을 잘 아는 지역이 아닌 한 우리나라에서는 대중적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일본처럼 농어를 숙성시켜 먹는 선어회로 즐기지 않아 인기가 없는 편이지만, 반대로 그만큼 농어는 그 특유의 독특한 풍미를 살려내면 충분히 즐길 수 있는 고급 식자재라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회 맛에 민감한 부산광역시, 목포시, 여수시 등지에서는 농어를 즐겨 먹는다는 점에서 대중적인 해산물이 아닐 뿐이지 맛이 떨어지는 게 아니라 할 수 있습니다.'제철 해산물'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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