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여름 제철 해산물 (6) - 남해안/서해안 : 갯장어(하모)
    제철 해산물 2022. 6. 10. 22:30

    1. 개요
    갯장어도 학술적으로 뱀장어목에 속하는 만큼 뱀장어, 붕장어하고는 친척 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정약전의 '자산어보'에서는 견아려(犬牙鱺)라고 하면서 속명을 개장어(介長魚)라고 하였습니다. 한문 뜻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름의 ''은 갯벌이 아닌 개에서 따온 말로, 장어 중에서도 특히 이빨이 날카롭고 잘 물어서 개를 연상한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입니다. 이빨이 날카롭기 때문에 '이빨장어'라고도 불립니다.
    그만큼 날카로운 이빨을 가지고 있으며 무엇이든 물려고 할 만큼 공격적인 성격입니다. 이빨이 날카롭고 강하며 아무것이나 눈앞에 있으면 물어뜯으려 하기에 장어 중에서는 가장 포악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하모(ハモ)'라고 부르며, 우리나라에서도 갯장어를 대중적으로는 일본식으로 '하모'라고 부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2. 특징
    갯장어는 갯벌과 모래, 암반이 적절히 섞인 해역 위주로 살다 보니 우리나라에서는 전라남도 고흥, 여수를 비롯한 남해안 중심으로 분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따뜻한 물을 좋아하여 겨울철에는 먼바다로 나가 월동하기 때문에 여름에만 즐길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남해안과 서해안 일부 이외에도 일본, 호주 북부에 걸쳐서 분포하고 있으며, 저 멀리 인도양과 홍해에서도 드물게 서식합니다. 겨울에는 제주도를 포함한 남해안에서 머물다가 봄이 되면 서해안으로 올라오고, 가을이 되면 겨울을 나기 위해 다시 남해안으로 내려갑니다.
    몸통은 보통 60cm에서 80cm 정도 되지만, 최대 2m까지 자라기도 합니다. 등은 녹회색, 배는 은백색을 띠고, 날카로운 이빨로 작은 물고기나 갑각류, 두족류 따위를 잡아먹습니다.
    산란기는 6월에서 7월인데, 이 시기에는 먹이 활동량이 떨어지고, 이후 8월과 9월에는 다시 식욕을 되찾아 왕성한 먹이 활동하게 됩니다. 대체로 암컷이 수컷보다 더 빨리 자라는 편입니다.
    결국 우리나라에서 갯장어의 제철은 물이 따뜻해지는 6월에서 9월경까지라 여겨지는데, 산란기냐 아니냐에 따라 여름에는 수컷 갯장어, 8월 이후에는 암컷 갯장어가 제철이라 할 수 있습니다.

    3. 먹거리로써의 갯장어
    우리나라에서는 근대까지 잡어로 취급한 편이었습니다. 뱀장어나 붕장어보다 가시가 굵어 그냥 먹기도, 발라내는 것도 상대적으로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일본에서는 예전부터 대단한 진미로 꼽히며 뱀장어(우나기)보다 상대적으로 접하기 쉬운 까닭에 '국민 장어'라고까지 불립니다. 일본 수요가 많다 보니 잡어 취급하였던 우리나라에서는 일제시대 때는 물론이고 199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전량 일본으로 수출할 정도였습니다. 지금은 우리나라에서도 갯장어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고 맛도 공유되면서 수요가 많이 늘어났지만, 갯장어의 값을 제대로 쳐주는 곳은 여전히 일본이라 여전히 많은 갯장어가 일본으로 수출되고 있습니다.
    뱀장어와 붕장어와 비교하면 식감은 단단한 편이고, 지방이 적어 깔끔하고 담백한 맛을 선호할 경우에는 최적입니다. 회나 소금구이, 양념구이로 요리하기도 하는데, 갯장어는 덩치가 큰 만큼 뼈가 억세어 주로 포를 떠서 먹습니다. 회, 구이 뿐만 아니라 갯장어는 일본식으로 데쳐 먹는 방법이 특히 유명합니다. 갯장어 뼈로 우린 육수에 뼈를 갯장어살을 살짝 데쳐 먹는 것인데, 요즘은 일본식으로 유비끼라고 부르기보다는 갯장어 샤부샤부란 이름으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온전히 우리나라 방식으로 조리하는 방법은 고추장에 버무려서 하는 양념구이밖에 없습니다. 갯장어 요리는 양념구이를 빼고는 회, 소금구이, 샤부샤부 모두 일본식이거나 일본식을 우리나라 현지 입맛에 맞게 변주한 것이 대부분이라 하겠습니다.
    갯장어는 뱀장어와는 달리 양식이 불가능하며, 주로 통발을 이용해서 잡는 붕장어와 달리 주낙을 이용해서 잡습니다. 상대적으로 덩치에 비하여 값도 붕장어, 양식 뱀장어보다 비싼 편입니다. 회로 먹을 때는 더 비싸게 느껴지는데, 갯장어 자체의 가치도 높고 갯장어 가시를 잘게 자르고 포를 뜨는 손질 값이 포함되어 있다고 생각하면 나름 합리적인 가격입니다.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