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름 제철 해산물 (12) - 서해안/남해안 : 붕장어(아나고)제철 해산물 2022. 6. 12. 20:48
1. 개요
자산어보에서는 해대려(海大鱺)라고 기록되어 있으며 붕장어도 여기에서 나온 명칭입니다. 일본식 이름 '아나고(アナゴ)로 팔리기도 합니다. 번식할 때를 제외하면 쭉 민물에서 생활하는 뱀장어하고는 달리 붕장어는 바다에서만 생활하기 때문에 '바닷장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지역에 따라 붕어지, 꾀장어, 벵찬, 참장어, 짱애, 진질장어 등 다양하게 불리며, 영어권에서는 학명 그대로 'Conger', 또는 'Conger eel'이라고 부릅니다.
2. 붕장어의 특징
등 쪽은 다갈색을 띠고, 배 쪽은 백색입니다. 등지느러미, 뒷지느러미와 꼬리지느러미의 가장자리는 아주 검습니다. 대부분이 가슴지느러미를 가지고 있고, 옆줄에 있는 작은 구멍들은 희고 뚜렷합니다. 이 옆줄의 흰 구멍 위에는 또 한 줄의 흰 구멍이 줄지어 있는데 그 수는 옆줄보다 훨씬 적습니다. 몸통의 비늘도 매우 적습니다. 보통 암컷은 90센티미터가량, 수컷은 40센티미터가량 자라는데, 암컷은 7년 정도 되면 몸길이가 최대 1미터 넘게까지 자라기도 합니다. 다만, 전반적으로는 같은 바닷장어인 갯장어(하모)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크기가 작은 편입니다. 수명은 약 8년 내지 9년 정도 됩니다.
입 주변은 둥그스름하여 날카롭고 뾰족한 갯장어하고 확연히 구분됩니다.
붕장어는 온대, 아열대 또는 열대성 바다에 분포하며, 우리나라에서는 서해안과 남해안을 중심으로 전 연안에 살고 있습니다. 야행성이라 낮에는 모랫바닥 구멍에 몸을 숨기고 밤이 되면 활동합니다. 밤에 사냥하고 돌아다니기에 '바다의 갱'이라는 별명도 가지고 있습니다. 주로 갑각류와 자기보다 몸집이 작은 물고기를 잡아먹습니다
'바닷장어'라는 이명처럼 바다에서만 쭉 살며, 뱀장어와 같은 회귀성 어류는 아닙니다.
3. 먹거리로써의 붕장어
지금과는 달리 우리나라에서는 오래도록 붕장어를 잡어로 취급했습니다. 1908년에 간행된 한국수산지에는 한반도 전 연안에서 산출되며 특히 남해안에서 많이 산출되었는데 일부러 잡지는 않았다는 기록이 남아있습니다. 이 당시에는 주로 일본인이 어획하여 일본으로 많이 보냈다고 합니다. 이후 일본 문화를 접한 사람들이 붕장어를 먹기 시작했고, 이를 어획하는 사람도 늘어났습니다.
이처럼 한반도의 전 해안에서 사시사철 잡히지만, 붕장어를 회로 즐겨 먹는 지역은 주로 부산과 경남 지역입니다. 다른 지방에선 붕장어 회가 탕이나 구이보다 더 인기가 있지는 않고, 심지어 모르는 사람도 있습니다. 아무래도 잔뼈가 많고 기름져 날로 먹기에는 까다로울 수도 있습니다.
오늘날에는 많은 사람이 붕장어를 즐겨 먹고, 부산의 붕장어회는 전국적으로 유명해졌습니다. 따라서 갈수록 국내 수요가 늘어나고, 대일 수출 수요도 많아 어획량이 증가하는데도 불구하고 그 가격은 여전히 비쌉니다. 물론 여전히 민물장어(뱀장어)보다는 상대적으로 저렴합니다.
회 외에도 구이나 장어탕, 샤부샤부로 요리가 가능합니다. 하지만 붕장어 요리의 최고는 역시 회입니다. 구이, 탕으로도 일품이지만, 산지에서 바로 먹는 세꼬시를 강력히 추천합니다. 붕장어는 회로 요리하면 야들야들한 살을 씹을수록 고소하게 느낄 수 있고, 자잘하게 박힌 잔뼈를 씹을 때 뼈에서 우러나는 맛이 한 수 거듭니다.
붕장어 회는 요리법이 독특한데 거의 갈아대듯이 회를 뜨고 난 후 아주 살짝 온수에 데치고, 그 후 탈수기에 넣어 수분을 최대한 빼내는 번거로운 조리법을 거칩니다. 이는 붕장어가 잔뼈가 고 혈액에 독성이 있고, 기름 등이 매우 빨리 부패하기 때문입니다.
6월부터 8월까지 여름이 제철로 꼽히지만, 제철이 비슷한 갯장어(하모)하고는 다르게 다른 계절에도 맛이 크게 떨어지지 않는 편이라 좀 더 대중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부산 기장군에서 많이 잡아서 매년 붕장어 축제가 개최될 정도입니다.
붕장어 회는 지역마다 다소 차이가 있는데, 우선 기장식(부산식)은 탈수기에 돌려 붕장어를 짜냅니다. 이렇게 하여 여분의 기름기와 피를 제거합니다. 이런 방법을 택한 가장 큰 이유는 붕장어에 피에 약한 독이 있기 때문입니다.
붕장어는 피에 '이크티오톡신'이라는 독이 있어 익혀 먹으면 모를까 날것으로 먹으려면 꼭 깨끗이 손질하고 피를 제거해야 합니다. 심지어 물기에 남아있는 피까지 영향을 주므로 탈수기로 물기를 꼼꼼히 제거해야만 합니다. 붕장어의 독소는 사람 몸에 들어가면 혈변과 구토 등 각종 소화기 증상과 식중독을 유발합니다. 그리고 다른 해산물에 비하여 지방이 많아 과식하면 설사를 유발하는 문제도 있습니다. 다른 면으로는 지방과 수분을 최대한 제거하면 양념과 궁합이 올라간다는 큰 장점이 있습니다. 잔뼈도 덕분에 어느 정도 제거할 수 있습니다.
다른 요리 방법인 고성식은 또 다릅니다. 고성식은 붕장어의 내장과 피를 깨끗이 제거하고 등에 칼집을 넣어 잔뼈를 빼냅니다. 기장식처럼 널리 알려진 요리법도 아니고, 깔끔한 맛은 아니지만 고소한 맛이 살아있어 또 다른 별미로 뽑힙니다.
4. 붕장어의 효능
붕장어는 비타민A 함량이 해산물 중에서도 손에 꼽힐 정도로 월등히 높아 야맹증 예방, 눈의 피로 해소와 시력 회복에 크게 도움이 됩니다. 양질의 단백질과 각종 비타민, 미네랄도 풍부하여 면역력과 체력 증진, 신진대사 활성화에도 효험이 있어 민물장어(뱀장어)나 갯장어(하모) 못지않게 무덥고 체력 소모가 많은 여름철에 보양식으로 추천할만합니다. 어떤 면에서는 뱀장어, 갯장어에 비하여 보다 가성비 있는 선택일 수도 있겠습니다.'제철 해산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여름 제철 수산물 (14) - 전국 담수 : 다슬기 (0) 2022.06.13 여름 제철 해산물 (13) - 서해안 : 민어 (0) 2022.06.13 여름 제철 해산물 (11) - 서해안/남해안 : 병어 (0) 2022.06.12 여름 제철 해산물 (10) - 남해안 : 자리돔 (0) 2022.06.11 여름 제철 해산물 (9) - 남해안 : 벤자리 (0) 2022.06.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