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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름 제철 해산물 (30) - 남해안 : 한치(창꼴뚜기/창오징어)
    제철 해산물 2022. 7. 2. 14:15

    1. 개요
    한치는 오징어처럼 보이지만 생물학적으로는 꼴뚜기의 일종입니다. 한치라는 이름의 유래는 큰 몸집에 비해 다리가 '한 치'(약 3센티미터) 밖에 안 되기 때문입니다. 평소에는 촉수를 뾰족하게 모으고 다니는 데다 지느러미가 길고 눈이 다른 두족류에 비해 크기 때문에 자칫 대충 보면 물고기로도 오해받는다고 합니다. 물론 엄연한 꼴뚜기의 일종이다.
    표준명칭은 창꼴뚜기이지만 사회 통념상으로는 꼴뚜기가 아주 작은 오징어류를 주로 칭하다 보니 한치 이외에도 창오징어라 주로 부릅니다. 한치는 다리가 한 치 정도밖에 안 된다고 나온 방언입니다.
    정약전의 자산어보에서는 한치를 종잇장처럼 얇은 뼈를 가지고 있는 귀중한 고기라 하여 고록어(高祿魚)로 표현했는데, 예로부터 한치가 높은 대접을 받아온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민간에서는 살오징어(일반 오징어), 창꼴뚜기, 한치꼴뚜기, 화살꼴뚜기 등 용어와 개체 혼동이 심한 편이고, 창오징어와 화살오징어 모두 한치로 불리기도 하는데, 확실한 것은 모두 생물학적으로 엄연히 구분되는 다른 어종들입니다.
    어찌 되었든 일반 오징어에 비해 한치는 몸이 유달리 희고 몸통 길이에 비해 다리가 짧다는 게 가장 확실하게 다른 점입니다.

    2. 한치의 특징
    보통 크기는 18센티미터 정도로 일반적인 오징어의 3분의 1 수준입니다. 몸 색은 창백하고, 검붉은 점들이 찍혀있으며 지느러미는 몸집에 비해 큰 편입니다. 촉완이 뾰족한 마름모꼴이라 창오징어라고도 불립니다.
    같은 속의 다른 종들처럼 먹물주머니 양쪽 면에 발광포가 있는 게 특징이며, 눈깔에 막이 없는 오징어와 달리 한치는 눈깔에 막이 있어 쉽게 구분할 수 있는 포인트이기도 합니다.
    다른 오징어처럼 불빛에 이끌리므로 오징어잡이 배에서 집어등을 이용해 불빛을 밝혀 잡습니다.
    수온 20도 이상의 따뜻한 바다에서 서식하기에 우리나라에서는 제주도를 중심으로 한 남해안이 주산지이며, 간혹 동해 남쪽 일부에서도 여름철에 잡힙니다. 전 세계적으로는 가깝게는 일본 중부 이남 바다와 따뜻한 태평양 서부 일대에 넓게 살고 있으며, 우리나라에 수입되는 한치는 대부분 베트남에서 잡힌 것들입니다.
    최근에는 지구 온난화로 인한 수온 상승과 난류의 발달로 진해, 거제도, 부산 등 경상남도의 남해안 동부권에도 어군이 몰리는 추세입니다.
    활어 한치는 최근 어획량이 급감하여 대부분 현지에서 소진되어 서울과 내륙에서는 선어 상태의 한치 아니면 건어물 위주로 유통되고 있습니다.

    3. 한치의 종류 : 창오징어와 화살오징어는 모두 같은 한치? 대포한치는 또 무엇인가?
    같은 한치라고 팔리고 있지만 동해에서 잡히는 한치는 화살오징어(화살꼴뚜기)로 구분되는 별종입니다. 하지만 낚시꾼과 어부들조차 제주도 등 남해안에서 잡히느냐 동해에서 잡히느냐 지역 차이만 있지 같은 한치로 취급하는 게 대부분입니다. 그런데 생물학적으로는 창오징어와 화살오징어 둘은 분명하게 구분되며, 제일 큰 차이는 제주 한치로 불리는 창오징어는 여름철이 산란 철인 반면에 동해 한치로도 불리는 화살오징어는 봄이 산란 철입니다.
    사실 지구 온난화와 유사한 특성에 창오징어(제주 한치)와 화살오징어(동해 한치)가 같은 해역에서 잡히기도 하고 짧은 다리 등 생김새가 비슷하여 생물학적인 분류가 다름에도 많은 사람이 다 같은 한치로 간주하고 있습니다.
    조금 더 차이점을 따진다면 창오징어(제주 한치)는 수온이 22도, 23도가 넘어가는 정말 따뜻한 곳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화살오징어(동해 한치)는 수온 20도, 21도로 상대적으로 차가운 온도의 바다에서도 활동한다는 점에서 같은 해역에서 혼획된다고 하여도 혼획 비율은 분명한 차이가 생깁니다. 또한, 화살오징어는 3월에서 4월 봄에 울진, 후포 일대에서 낚시로 잡히고 제주 한치처럼 대량조업은 하지 않고 있어 일반 소비자보다는 현지와 낚시꾼 사이에서만 알려진 오징어입니다.
    그런데도 사실상 우리나라에서는 잡히는 해역 차이와 철이 다를 뿐, 창오징어와 화살오징어는 구분 없이 한치로 취급되고 있습니다.
    종종 한치와 비슷한 생김새의 거대한 날개오징어(지느러미오징어)가 대왕한치, 혹은 대포한치라는 품명으로 유통되고는 하는데, 생물학 분류상으로 날개오징어는 살오징어목 지느러미오징엇과에 속하는 종이라서 꼴뚜기과의 한치와는 거리가 멉니다. 우리나라 동해, 남해, 제주도와 일본 중부 이남, 온 아열대 해역에 널리 분포된, 아이 몸통만 한 크기의 오징어인데, 거대한 몸통에 비해 분명 다리도 짧고 하여 모양은 한치와 비슷하고 색은 빨간색입니다.
    우리나라 포항과 남해안에서 가을과 초겨울에 집중적으로 어획됩니다. 한때는 날개오징어가 한치가 나이 먹어서 커진 개체라 여겨졌지만, 오징어는 크기와 상관없이 대부분 수명이 1년, 2년 정도에 불과하기에 종이 다르고 유전적인 차이로 크기가 다를 뿐입니다. 무게가 7킬로그램에 육박하는 거대한 오징어이지만, 날개오징엇과는 더 자랄 수 있다는 종의 특성을 감안한다면 우리나라에서 유통되는 날개오징어는 막 성체가 되기 전 청소년기에 해당하는 개체들로서 살이 부드러운 편이라 숙회, 찜, 튀김, 구이 같은 요리에 적합합니다.

    4. 먹거리로써의 한치
    다른 오징어들보다 부드럽고 담백해서 식감과 맛은 옛날부터 비싸고 귀한 고급 해산물로 여겨져 상당히 명성 높습니다. 제주도에서는 한치가 쌀밥이면 오징어는 보리밥, 한치가 인절미라면 오징어는 개떡이라는 속담도 있을 정도였습니다.
    워낙 맛있기로 소문났지만 제철 어획량은 수요에 못미치기에 일반 오징어에 비해 가격은 두 배 이상 비싼 편입니다. 2022년 여름 현재 시세로 한치는 제주 한치 활어는 마리 기준이 아니라 1킬로그램당 4만원에 육박할 정도이며, 동해 한치는 중형이 마리당 2만원, 선어는 마리당 1만원에 넘게 거래됩니다. 인도네시아, 베트남에서 수입한 냉동 한치는 비교적 저렴하여 1마리당 대형도 1만 3천원대에서 살 수 있습니다.
    한치는 회, 초밥, 물회, 건어물, 구이, 찜, 튀김, 국거리 등 다양한 요리로 즐길 수 있습니다. 주산지인 제주도에서는 신선한 한치를 이용한 토속음식으로 한치물회가 유명합니다.
    한치를 제대로 즐기려면 횟감, 물회로 먹는 방법이 제격이지만, 두툼하게 썰어 구이나 튀김으로 해 먹어도 정말 좋습니다. 워낙 부드럽다 보니 말린 한치도 따로 구워 먹을 필요가 없을 정도입니다. 수입산은 물론 일부는 냉동해서 팔기도 하는데, 냉동시키더라도 맛이 떨어지지 않아서 오래 보존시키기 쉽습니다.
    열량이 낮아 다이어트에 좋고, 비타민 E와 타우린이 많아 심장질환 예방과 피로 해소에도 좋은 여름 제철 보양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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