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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을/겨울 제철 해산물 (6) - 동해안 : 도루묵
    제철 해산물 2022. 12. 11. 19:14

    1. 도루묵의 개요
    도루묵(Sandfish) 농어목 도루묵과에 속하는 한류성 어종으로 우리나라 동해안과 일본 북쪽 바다, 러시아 오호츠크해 연안에 주로 서식하는데, 이는 명태 서식지와 거의 같습니다.
    수심 100미터에서 400미터 내의 모래펄 바닥에 주로 서식하며산란 철인 11월에서 12월에 수심 2미터 정도 낮은, 해초가 무성한 연안으로 지어 모여들어 해조류 숲에 알을 낳습니다. 이때가 알이 도루묵들이 무더기로 잡히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몸통 길이가 13센티미터에서 17센티미터 내외이며, 형태는 옆으로 평편하면서 아가리와 눈알이 크고 비늘이 없습니다. 등은 누런 갈색이며  쪽은 희고 은빛을 띱니다.

    2. 도루묵 명칭의 유래
    도루묵만큼 우리나라에서 명칭 유래가 재미있고 연구가 자주 생선도 드물 겁니다.
    도루묵에 대하여 가장 오래된 기록은 채무이(蔡無易, 1537~1594) 둘째 부인 순천 김씨의 묘에서 출토된 편지에 나오는 '돌목'입니다. 이후 발음이 변하여 19세기 후반 조재삼의 '송낭잡지' '도로목(都路木)'이라는 표기가 확인되었습니다. 추정하기로는 ''이라는 이름에 상대적으로 조잡한 생물에 붙이는 '' 앞에 붙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가장 유명한 도루묵 명칭의 유래는 이식(李植1584~1647) 환목어(還目魚), 1631)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조선시대 선조 또는 인조임금에서 유래되었다는 것인데, 전쟁으로 피난을 임금이 피난 도중 현지 백성들이 먹는 하찮다는이라는 생선이 수라상에 올라왔지만 배고팠기에 무척 맛있게 먹고서은어’(銀魚) 라고 이름을 붙여 주었다가, 전쟁이 끝난 다시 먹어보고는 맛이 아니니 도로 물리라고 하여도루묵 되었다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해당 유래는 '은어'(銀魚) 라는 물고기에 대한 기록은 선조와 인조 훨씬 이전인 세종실록지리지에도 나오기에 시간대가 맞지 않고, 선조와 인조는 각각 피난을 도루묵의 주산지인 동해안이 아니라 의주, 공주와 같은 서해안으로 갔기 때문에 지리적으로도 맞지 않습니다. 결국 제일 유명한 도루묵 유래의 일화이지만 대중적으로 떠도는 민담 수준이라고 하겠습니다.
    한편, 이식의 환목어 이야기와 허균의 기록을 분석해 2016 전북대학교 발표 논문에 의하면 조선 태조 이성계가 도루묵 설화의 주인공이라고 보기도 합니다. 해당 연구 결과에서는 도루묵을 설명하거나 기록이  문헌  허균의 글을 제외하면 나머지는 도루묵의 생태적 특성과 역사적 사실을 살피지 않아 피난을 고려 왕이나 선조, 인조가 맛을 보았다가 이름을 되돌렸다는 이야기 속의 왕이 없는 반면에, 태조 이성계는 정종에게 왕위를 물려주고 함흥으로 갔던 적이 있고, 함흥 또한 동해안으로써 도루묵이 많이 나면서 유일하게 도루묵을 은어라고 부르는 고장이라고 합니다. 또한, 조선시대 팔도의 먹거리 산물을 다룬 허균의 저서 '도문대작'에서는 도루묵 설화에 대해서 ' 왕조의 '이라고 했는데, 당시에는 감히 태조라는 묘호를 거명할 없었기에 우회적으로 다른 표현이라고 합니다. 이를 통해서 전북대학교 연구진은 도루묵 설화의 주인공이 태조 이성계라고 논증했습니다.
    이제까지 알려지거나 분석된 도루묵 명칭의 유래를 보았을 때는 동해안 중심으로 흔하디흔하면서 저렴하게 즐길 있는 잡어  하나로 인식되었던 것은 분명하다 하겠습니다.

    2. 도루묵의 제일 특징, .
    몸통에 비해 크기가 매우  도루묵의 알은 매우 질기고 다른 어류에 비해 상당히 단단한 편이라 인간을 제외한 천적들의 위협에 안전하다고 합니다.
    산지에서는 산란기 해안가에서 파도에 휩쓸려 알집만을 건져 먹기도 하는데, 물론 모래 때문에 그냥은 먹을 수는 없고 손질이 따로 필요합니다. 다만, 알배기 도루묵에서 꺼낸 알이 아니라 바닷가에서 따로 건져 올린 알집은 이미 염장되면서 수분이 빠져나가 고무처럼 질겨지고 점액질이 상당히 많은데, 굽거나 끓여도 그대로입니다.
    도루묵의 알과 알배기 암컷은 보통은 찌개, 조림으로 요리하여 먹는데, 별도로 소금으로 간하지 않아도 짭짤합니다. 좋아하는 사람은 톡톡 터지고 씹는 식감에 알집만 떼어 국을 끓여 먹기도  정도이지만,  떼굴떼굴한 알갱이와 미끌미끌한 점액질, 비릿한 냄새로 호불호가 갈립니다. 일본에서는 알집을 부리코(ぶりこ)라고 합니다.

    3. 먹거리로써의 도루묵
    도루묵은 다른 바다 생선과 달리 맛이 밋밋하고, 거기에 산란 철에 대량으로 잡히다 보니 살까지 푸석하여 호불호가 갈리는 생선입니다. 영어 명칭으로 Sandfish 불리는 것은 극단적으로 헐뜯으면 맛도 퍼석거리며 무미건조한 모래나 씹는 듯하다고 하여 붙여졌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도루묵은 흰살생선임에도 지방함량이 상당히 높은 편으로 불포화지방산인 DHA EPA 함량도 높습니다. 특히, 산란기 전인 늦가을의 도루묵은 뽀얗게 통통하게 살이 오르는 덕에 아주 맛이 좋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제철과 맛이 다른 이러한 불협화음은 많이 잡히는 때와 산란 철이 겹치기 때문으로 여겨집니다.
    도루묵은 한대성 어종이라 11월에서 12, 길게는 1 초까지 산란 철입니다. 산란기를 맞이하는 수산물은 대체로 몸의 영양분을 알로 집중하기에 맛이 떨어진다고 하지만도루묵 같은 중소형 어종들은 알을 배더라도 어느 정도는 맛이 유지되는 편이라 편차가 두드러지지 않는다고도 하는데그런데도 강원도 현지인의 말을 들어보면 알을 배지 않은 산란기 전이라야 진정한 도루묵의 맛을 있다고 합니다. 심지어 도루묵의 특징인 알집도 완전히 성숙해서 딱딱해지는 11월보다 성숙이 10 도루묵의 알이 맛있다고 여기는 사람이 많습니다. 도루묵이 특별한 아니고 원래 알을 배는 암컷 생선은 산란기 이전에는 몸에 영양분을 축적하기 때문에 맛있지만, 알이 성숙하면서 몸이 마르고 지방이 줄어들어서 (도루묵  소형 어종은 상대적으로 덜하다고는 하여도) 맛의 차이가 다소 있을 수밖에 없기는 합니다.
    저렴하고 흔하게 접할 있는 때를 제철로 한다면 도루묵의 제철은 11월에서 12 겨울철이고, 맛만 놓고 본다면 본격적인 산란 철이 개시되기 전인 10월에서 11 초인 늦가을에서 초겨울이 도루묵 제철이라 하겠습니다.
    옛날 어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강원도 동해안 현지가 아닌 이상 군대 식사 배식으로 소비될 정도의 값싼 생선에 불과하였다고 합니다. 그러던 와중 도루묵을 우리나라보다 훨씬 다양한 요리법으로 저렴하게 즐겨 먹으면서 도루묵알에서 백혈병 치료제의 성분을 추출한다는 일본으로 우리나라에서 잡힌 알배기 도루묵 위주로 대량 수출하게 되자 가격이 천정부지로 올랐고, 덩달아 대중적 인기도 올라가 남획으로 인해 1990년대 이후 어획량이 급감하였으나, 2000년대 이뤄진 자원회복사업이 성공하여 2009년부터 어획량이 회복, 2015년경에는 알을 낳을 도루묵은 늘어났는데 산란장이 해조류 숲의 규모가 따라가서 해변에 밀려온 도루묵알이 썩어 곤란을 겪을 정도로 상황이 바뀌었습니다.
    도루묵은 주로 구이나 알탕, 조림, 찌개로 주로 먹고, 횟감으로는 그다지 선호되지 않습니다. 아무래도 크기가 작은데다 살코기에 수분이 많고 무른 탓인데, 산지에서는 신선한 것을 막회로 썰어 즐기기도 합니다.
    암컷은 조그마한 몸집에 비해 잔뜩 , 풍만하고 식감 있는 알을 즐기는 맛에, 수컷은 도루묵의 본연 속살 맛을 즐기는 좋습니다.
    생물 암컷은 알배기 식감을 즐기려면 조림이 가장 괜찮은 요리법이고, 수컷은 담백한 속살을 즐기는 것이라 조림, 찌개, 구이, 어떤 요리법이든 어울립니다.
    도루묵은 생물뿐만 아니라 건조하여 먹기도 하는데, 보통 2 건조와 5 건조로 구분한다.
    도루묵 조림은 별다른 양념이나 준비물 없이 신선한 도루묵에 간장, 고춧가루, 마늘, 향신채소를 넣고 간만 맞추어 매콤달짝 하게 먹는  제일입니다.
    도루묵구이는 화로에 직접 구우면 제격인데, 생물 도루묵은 보드랍고 촉촉한 속살 맛이, 건조 도루묵은 담백함을 느낄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주산지 아키타현을 중심으로 겨울철 대표 별미라 하면서 다양하게 즐겨 먹습니다.
    기본적으로 우리나라와 비슷하게 구이조림뿐만 아니라, 맑은탕, 튀김 등을 선호하며, 내장을 빼내고 뱃속에 식초로 양념한 비지를 채워 넣고 장기간 숙성하여 만드는 도루묵 초밥하타하타즈시’ (ハタハタ寿), ‘사코하치즈케’(358절임) 하여 소금 3 + 누룩 5 + 8 비율에 절여 먹는 독특한 조리법이 있습니다. 간장에 재운 말려 먹거나, '숏츠루(塩魚汁)'라는 피시 소스를 만들어 먹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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