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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제철 해산물 (5) - 서해안/남해안 : 가숭어제철 해산물 2022. 12. 10. 23:14
1. 가숭어의 개요
숭어목 숭어과에 속하는 바닷고기인 가숭어(Hadder)는 같은 분류에 속하는 숭어와 매우 유사하지만 다른 생선입니다. 크기는 약 70센티미터 정도이며, 숭어와 유사하다 보니 몸통 색깔은 등 쪽이 회청색, 배 쪽은 은백색이지만, 숭어에 비해서 전체적으로 회색빛이 강한 편입니다. 숭어보다 대가리가 더 아래위로 납작하고 눈에는 기름막이 발달하지 않았습니다.
연안에서 서식하는 연안성 어류로 치어일 때는 강 하구에서 주로 생활하는데, 제주도를 제외한 우리나라 전 해역, 대만, 일본, 중국 연안에서 주로 발견됩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갯벌이 발달한 서해안, 남서해안에 주로 서식하고 어족자원이 풍부합니다. 반대로 동해안, 제주도 해역처럼 큰 강 하구가 없거나 갯벌이 발달하지 않은 곳에서는 보기 드문 편입니다.
출산 시기는 초봄인 2월에서 3월이며, 식성은 숭어와 마찬가지로 잡식성이라 플랑크톤, 작은 어류, 물풀 따위를 먹습니다. 물속에서 바닥을 긁으면서 먹이 생활을 하다 보니 후술할 자연산 가숭어의 흙내라는 문제점도 이러한 식성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2. 가숭어 이름의 유래
가숭어라는 이름이 마치 가짜 숭어 같다는 어감 탓인지 현지 대부분에서는 참숭어(서울/경인 지방 방언), 밀치(영남 방언) 등으로 많이 부르지만, 정식명칭은 가숭어가 맞습니다.
이는 우리나라에서 예로부터 산지 주민들이 자기가 사는 지역에서 주로 잡히는 산물에 '참'을 앞에 붙이는 경향에서 비롯된 것인데, 가숭어가 주로 어획되거나 양식까지 하는 서해안, 서남해에서는 가숭어를 참숭어라고 부르고, 숭어가 잡히는 동해안에서는 숭어를 참숭어라고 부릅니다.
3. 가숭어와 숭어 구별하기
가숭어와 숭어는 유사한 계통의 어종이기는 하지만, 분명히 구별되는 별도의 생선입니다.
먼저 주 서식지가 다릅니다. 가숭어는 우리나라 서해와 서남해 연안에서 서식하는 일종의 특산종이며, 사촌 격인 숭어는 전 세계 바다 여기저기서 광범위하게 접할 수 있습니다.
제일 간단한 구별방법은 눈동자 색깔입니다. 가숭어는 눈동자가 사시사철 밝은 노란색이지만, 숭어는 까만 눈동자를 가지고 있고 나아가 겨울철에는 눈꺼풀 기름막이 발달하여 하얀 막이 눈동자를 덮습니다.
두 번째 구별방법은 꼬리 모양새입니다. 가숭어는 연안성 어종이라 잔잔한 해안 근처와 내해, 강 하구에서 서식하여 몸통이 날렵하지 않고 꼬리지느러미도 일자로 똑 떨어집니다. 이와 달리 숭어는 민물도 좋아하여 강 하구 근처에 있거나 거슬러 올라가는 때가 있기는 하여도, 계절에 따라 대양으로 나아가 돌아다니고 회유하는 탓에 조류를 탈 수 있도록 꼬리지느러미가 갈라져 있습니다.
마지막 구별방법은 2월에서 3월 기준으로 갈리는 제철입니다. 가숭어는 겨울철인 12월부터 살이 찌고 기름이 오르기 시작하며, 산란 철인 2월에서 3월에 모든 힘과 영양분을 알로 보내고 낳기 때문에 봄과 여름에는 맛이 확연히 떨어집니다. 한편, 숭어는 11월부터 다음 해 1월까지 산란을 먼바다에서 마친 후 3월 이후 우리나라 근해로 북상하면서 먹이활동을 열심히 하여 살이 오르기 시작합니다. 숭어의 제철이라 할 수 있는, 대략 늦봄인 4월에서 5월, 6월 초 잡히는 숭어는 보리가 날 무렵에 잡힌다고 하여 보리숭어라는 별칭으로 부르기도 합니다.
4. 먹거리로써의 가숭어
가숭어는 겨울철 제철 생선 중에서 이른바 가성비 넘치는 횟감으로 쳐주며, 잘만 고르면 겨울철 도미 못지않게 미식을 즐길 수 있다고까지 평을 받고는 합니다.
근래에는 양식도 많이 하기에 양식산 광어와 비슷한 가격으로 맛 볼 만한 저렴하고 맛 좋은 겨울 제철 생선회로 꼽힙니다. 무게와 크기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어도 대략 3만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습니다.
제철을 맞이하여 보드랍지만 쫄깃한 식감에 고소한 맛, 그런데도 가격도 양식 광어랑 거의 비슷한 수준이라 서민들에게 사랑받는 저렴하고 맛있는 겨울 제철 횟감 생선이 가숭어입니다. 그만큼 다른 생선들에 비해 가성비가 무척 좋아 소주와 함께 곁들이면 좋습니다.
가숭어는 구이나 탕으로 먹어도 나쁘지 않지만, 대부분은 특별할 요리법이랄 것 없이 거의 회로 소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본래 가숭어 산지였던 서해안에서는 가숭어를 굳이 회로 쳐서 먹기보다는 구이나 매운탕 같은 다른 요리법으로 먹거나, 아니면 먼저 먹으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겨울철에 워낙 맛있는 제철 해산물이 넘쳐나서 상대적으로 흔한 가숭어를 굳이 먹을 이유도 없었지만, 서해안 연안 하구와 갯벌에서 서식하면서 펄의 유기물 등 영양분을 섭취하는 가숭어의 특징상 갯벌 토질이 좋지 않거나 오염되어 있다면 그 영향이 고스란히 살코기에 축적되어 맛을 해치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오히려 자연산 가숭어가 흙내, 기름내 같은 불쾌한 냄새가 더 심하다 하여 대다수의 전문가와 미식가들은 제대로 관리된 배합사료를 먹으면서 보살핌을 받고 자란 양식산 가숭어를 더욱 추천합니다.
숭어회가 진한 붉은색 부분이 눈에 띄는 것과 대조적으로 가숭어회는 엷은 분홍빛에 가깝습니다. 숭어가 차진 식감에 담백하면서 은은한 단맛이 돈다면, 가숭어는 쫄깃하지만 숭어보다 조금 더 부드러우면서도 담백한 맛보다는 고소한 기름진 맛이 특징입니다.
부산, 영남에서 흔히 '밀치'로 불리는 가숭어는 겨울과 초봄에 횟집과 수산물 시장 등지에서 숭어 또는 광어회 대체제로써 심심찮게 접하게 됩니다.'제철 해산물'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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