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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겨울 제철 해산물 (4) - 우리나라 전 해역 : 우럭(조피볼락)제철 해산물 2022. 12. 10. 00:16
1. 우럭의 개요
흔히 우럭이라 널리 불리는 조피볼락은 암갈색을 띤 바닷물고기로서, 쏨뱅이목 양볼락과의 바닷물고기입니다. 조피볼락이라는 본래 명칭보다는 우럭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고, 우리나라에서는 그 수요가 많아 양식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길고 타원형인 몸통, 그리고 지느러미 색깔은 전반적으로 흑갈색에 검은 반점이 여기저기 산재하고 불분명한 네다섯 줄의 횡대가 있습니다, 배 쪽은 다소 밝아 회색에 가깝습니다. 대가리에는 눈가를 가로지르는 검은색 띠가 두 개 있고, 꼬리지느러미의 위와 아래쪽 끝에 흰색 점이 나 있습니다. 아가리는 큰 편으로 위턱이 눈깔 뒷가장자리까지 이어져 있습니다. 아래턱은 위턱보다 약간 돌출되었고, 모든 턱에는 자잘한 이빨이 띠를 이루며 나와 있습니다.
다른 볼락류에 비해 크기가 큰 편이라 최대 40센티미터까지 자랄 수 있는데, 40센티미터 이상 큰 개체는 ‘개우럭’이라 별칭을 부르기도 합니다. 그러나 양식이든 자연산이든 40센티미터 또는 그것을 넘는 큰 개체는 보기 드물고, 양식산 기준으로 대중적으로 접할 수 있는 개체는 대부분 30센티미터 이하입니다.
2. 우럭? 조피볼락? 어떤 명칭이 맞는 거지?
사전상 정식이름은 우럭이 아니라 조피볼락임에도 모든 사람이 우럭이라고 부르는 것은 사실 서해와 남해 갯벌에 서식하는 대합조개 종류 중 하나가 '우럭'이라는 정식 명칭으로 이미 쓰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조피볼락을 가리킬 때 우럭이란 말이 이미 너무도 일반화되어 있어서, 오히려 조피볼락이라 하면 못 알아듣는 경우가 더 많으며, 정작 우럭이라는 이름의 진짜 주인인 조개를 찾으려면 '우럭 조개'라고 불러야 하는 지경입니다. 결국 정리하자면 정식 사전 명이 조피볼락 또는 누루시볼락인 생선을 널리 통용되는 이름으로는 우럭이라 부르는 것입니다.
조피볼락, 그러니까 우럭이 우럭이라고 불리게 된 까닭은 ‘울억어(鬱抑魚)’가 변형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조선시대 실학자 서유구가 집필한 ‘전어지’에 ‘울억어(鬱抑魚)’라고 쓴 기록이 남아있습니다. 참고로 우리나라에서 유명한 물고기 도감이라 할 수 있는 정약전 선생의 자산어보에는 우럭이 색이 검고 암초 지대 같이 어두운 곳을 좋아해 ‘검어(黔魚)’, 속어로는 '검처귀(黔處歸)'라 소개하면서 모양은 도미를 닮았고 맛은 농어와 비슷하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한편, 조피볼락의 뜻은 껍질이 거칠다(조피/粗皮)는 뜻으로, 우럭이 서식 환경에 따라 변하는 조악(粗惡)한 피부에서 유래됐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지방에 따라서 부르는 명칭이 살짝 다르기도 한데, 우럭이라는 이름 자체가 서해안 황해도 일대에서 울억어를 가리켰다는 추정도 있고, 강원도에서는 우레기, 통영에서는 똥새기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3. 우럭의 생태
우럭은 수심 10미터에서 100미터인 얕은 연안의 암초 지대에서 주로 서식하며, 주요 분포지는 우리나라 전 연안, 일본 홋카이도 이남, 중국 북부 연안 등 동아시아 온대 해역 입니다. 가을과 겨울에는 좀 더 따뜻한 남쪽으로 이동하여 월동하는 계절회유를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서해와 남해에 주로 보이며, 동해에서는 서해, 동해만큼 흔하지 않더라도 암초 지대나 방파제 등 인공구조물이 가득한 연안 내항에서 자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우럭은 육식성으로 주로 물고기를 잡아먹지만, 새우나 게 같은 갑각류와 오징어도 먹습니다.
야간에는 별다른 움직임 없이 표층이나 중층에서 조용히 있는 편이나, 낮에는 무리를 이루어 활발히 움직입니다. 먹이활동은 만조와 간조 한 시간 전후, 즉, 물의 흐름이 바뀌는 때에만 먹이를 찾아 움직입니다.
우럭은 물고기이지만 독특하게도 새끼를 낳는 난태성 어종으로서, 암컷은 35센티미터, 수컷은 28센티미터 정도로 자라야 산란 활동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우럭은 1년에 약 10센티미터 자란다고 하니, 우럭은 약 3년을 지나면 산란 활동이 가능한 성체가 되는 셈입니다.
출산 시기는 봄에서 초여름인 4월에서 6월로, 수온이 섭씨 15도에서 16도 정도 되는 이 시기에 연안 암초 지대에서 새끼를 낳는데, 치어는 크기가 보통 7밀리미터 정도입니다.
우럭이 영어 이름으로는 Korean Rockfish라 할 정도로 돌바닥에 사는 어류라 방파제 테트라포드, 다리 아래, 절벽 아래처럼 그늘진 어두운 바닥에서는 시간 관계없이 흔하게 낚을 수 있습니다. 연안, 그중에서도 우리나라 서해안과 남해안의 대표 어종입니다. 어족자원도 풍부한 편인데, 정부와 어촌에서 꾸준히 치어를 방류하여 늘린 덕분입니다.
4. 자연산과 양식 우럭의 차이
자연산 우럭과 양식 우럭은 크기와 외관 무늬로 구별이 가능합니다.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양식산은 30센티미터 이하의 크기가 대부분이며, 40센티미터 이상 큰 개체는 보기 힘듭니다. 양식산은 외관 무늬가 고른 편이지만, 자연산은 무늬가 불규칙적입니다.
우럭은 단기간에 빨리 자라면서도 기르기나 취급이 용이하여 전국민적인 인기와 더불어 광어와 함께 대량 양식에 성공한 생선입니다. 어느 횟집에서나 언제든 쉽게 볼 수 있고, 맛이 좋으면서도 가격은 저렴한 좋은 먹거리가 되었습니다.
외관과 달리 정성들여 기른 양식이면 어중간하거나 제철이 아닌 자연산 우럭보다 균일한 맛을 보장하지만, 제대로 된 제철 자연산 우럭은 양식과 맛이 아예 다른 고기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맛의 차이가 크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우럭 양식은 주로 잔잔한 내해가 많은 서해와 남해안 일대입니다.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지만, 따뜻한 남해보다는 흑산도 인근처럼 비교적 찬 물에 서식하는 우럭이 육질이 좋다는 평이 있습니다. 맛을 떠나 남해안은 한여름철에 수온이 급격히 오르거나 적조현상이 생기면 우럭이 대량으로 폐사하는 등 사육환경과 지리적 여건상 한계로 공급이 원활하지 못한 변수도 종종 발생하여 서해안 양식 우럭을 맛이나 가격에서 우선시하는 부분이 있기는 합니다.
우럭은 양식 생선으로써는 우리나라에서는 광어에 이어 두 번쨰로 생산량이 많아 널리 보급된 어종이기도 합니다.
5. 먹거리로써의 우럭
우럭의 제철은 늦가을부터 초봄까지입니다. 봄에서 여름까지 산란하고, 가을에는 교미를 마친 우럭은 월동 준비에 들어가는데, 이때 지방과 영양분을 계속 비축해 두기에 늦가을, 겨울에 살이 많이 오르고 맛도 좋아질 때입니다.
우럭은 주로 회와 탕으로 애용되며, 그뿐만 아니라 찜이나 구이로도 요리하여도 훌륭합니다.
회로 썰면 회색을 띤 하얀 살에 거뭇거뭇한 실핏줄이 들어 있는데, 자연산은 살짝 핑크빛이 돌며 실핏줄이 거의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자연산 우럭도 오래도록 수조에 담겨 있었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살코기에 실핏줄이 나올 수 있습니다.
충청도와 전라도 향토 음식에는 우럭젓국이라고 하여 반건조하여 소금에 절인 우럭이나 우럭 포를 끓여 만든 탕국이 있습니다. 애초부터 감칠맛으로 유명한 볼락류인 우럭을 반건조하고 소금까지 가미하였기에 그 풍미는 말할 것 없이 대단하지만, 그만큼 매우 짜서 저염식을 해야 하거나 하는 사람들에게는 신경 쓸 부분입니다.
어리고 작은 우럭은 기름을 발라 구워서 간장에 찍어 먹거나, 반찬 삼아 매운 찜으로 먹어도 괜찮습니다. 이 역시 참돔만큼은 아니지만, 맛이 풍부하며, 뼈는 굵고 살이 두터워 발라먹기도 편합니다.
동일하게 횟집 인기 메뉴 중 하나인 광어보다 대가리가 크고 뼈가 굵어서 회를 뜰 수 있는 부분인 이른바 수율이 25퍼센트 정도로 광어보다 굉장히 떨어지기에 광어가 가격도 더 저렴하고 살도 많아서 여러모로 밀린다고 하겠습니다.
이외에도 광어가 호흡할 때 소모되는 산소량이 우럭보다 적어 물류비용이 보다 덜 들고, 우럭의 평균 적정 양식 기간은 2년으로 광어의 1년보다 길기 때문인 이유도 있습니다.
하지만 광어에 비해 가성비나 활어회로써의 맛은 다소 밀린다고 하지만, 국물만큼은 특유의 감칠맛이 매우 강해 어떤 비싼 생선보다도 낫습니다. 회의 맛도 살코기 자체의 감칠맛은 광어보다 덜하다는 것이지 볼락 특유의 탄탄한 살점으로 쫄깃한 식감에서는 광어보다 선호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우럭에는 몸에 이로운 단백질 성분들이 많은데, 메싸이오닌, 시스틴과 같은 함황 아미노산 함량이 다른 어류보다 아주 높아 간 기능 향상과 피로 해소 등에 효과가 있고, 뇌 신경 진정과 함께 세포 생성 효과도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함황 아미노산은 시력 회복, 당뇨병 예방 등 여러 가지 생리적인 기능을 갖고 있을 뿐 아니라,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의 섭취량이 높은 나트륨의 부작용을 줄일 수 있습니다.'제철 해산물'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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