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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름 제철 해산물 (24) - 서해안 : 황석어(황강달이)
    제철 해산물 2022. 6. 20. 20:20

    1. 개요
    황석어는 농어목 민어과에 속하는 바닷물고기입니다. 황석어는 황강달이라고도 많이 불리며, 황새기, 황실이, 강달어, 깡달이라고도 불립니다. 몸통 길이가 약 9센티미터에서 크게는 15센티미터 정도로, 우리나라에서 어획되는 대부분 개체는 대략 9센티미터 내외입니다. 몸통 크기는 소형에 형태는 가늘고 길며 옆으로 납작하며, 꼬리 쪽으로 갈수록 급격히 가늘어지는 모양새입니다. 몸통에 비하여 대가리가 크고 대가리 뒷부분으로 높아져 왕관 모양으로 딱딱한 돌기가 나 있습니다.
    주둥이 끝이 둥글고 몸 전체 크기에 비하여 입 크기가 큰 편이며 경사져 있습니다. 등은 급격히 아래로 굽어 불룩합니다.
    몸통 등 쪽은 황갈색이고, 중앙 부분은 흰빛이 돌며, 배 쪽은 황금색을 띱니다. 꼬리지느러미는 검고 짙습니다.
    배 쪽에는 황금색을 띤 과립 모양의 샘 기관이 있어 발광기관 구실을 합니다.

    2. 황석어의 특징
    우리나라 서해를 중심으로 한 연근해에 분포하고, 해외에서는 일본 규슈 연안과 동중국해에 주로 살고 있습니다. 산란기는 5월에서 6월이며, 이때가 제철입니다. 다른 민어과 물고기인 민어, 농어, 수조기도 비슷한 해역에 비슷한 시기가 제철이라는 점에서 해당 어종들의 제철은 비슷하고 산란 준비기간과 많이 관계되어 있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산란기에 연안과 하구 근처에서 군집하여 산란하며, 주된 먹이는 젓새우류, 게 등 작은 갑각류입니다.
    황석어만을 잡는 어획이 이루어지기보다는 저층 트롤어업, 정치망어업을 통해 부수적으로 잡히고 있습니다.
    강화도 외포에서 전남 목포까지 서해 전역에서 잡히지만, 임자도, 비금도, 영광에서 특히 많이 볼 수 있습니다.
    황석어는 살이 무르고 더운 여름철에 잡혀 쉬 상합니다. 그러한 까닭으로 특별히 요리하기 곤란한 작은 것들 위주로 소금을 뿌려 젓갈로 많이 담그거나, 햇볕에 말려 먹습니다. 우리나라 사람이 즐겨 먹은 역사에서 황석어가 얼음에 묻은 생물로 내륙까지 유통된 것은 오래된 게 아닙니다. 그 때문에 젓갈이 아닌 생물로 만든 황석어 조림이 주로 산지와 가까운 목포 등지에서 지역 요리로 보이는 것입니다.
    그물에 걸린 황석어는 뱃사람들의 손을 거쳐 젓갈용과 조림용으로 나뉩니다. 크고 상처가 없으면 얼음에 잠겨 조림, 구이용으로 팔리며, 상처가 있거나 작은 것은 소금에 버무려져 짭짤한 젓갈이 됩니다.

    3. 우리나라 옛 기록에서 보이는 황석어
    '신증동국여지승람'에 적힌 각 지방 토산물을 보면 충청도 홍성과 아산에는 각각 석수어(참조기)와 함께 황소어(黃小魚)라는 것이 보이는데, 이것이 황석어로 여겨집니다. 이외에도 '신증동국여지승람' 기록상 오늘날의 경기도 수원, 남양, 인천, 안산, 강화도 토산품으로 석수어(참조기)와 황소어(황석어)가 나와 있습니다.
    조선시대 당시 미식가로서 우리나라 최초로 먹거리 기록을 남기기로도 유명한 허균은 저서 '성소복부고'(惺所覆部藁)에서 황석어(黃石魚)라는 것을 기록했는데, 허균의 기록에 따르면 황석어는 '서해에 모두 있으나 아산 것이 아주 좋으며 지지면 비린내가 나지 않는다'고 평하였습니다. 참고로 아산에서는 황석어를 '황새기'라고 자주 부른다고 합니다.
    '청관물명고'(靑館物名攷)라는 기록물에는 추래(酋來)를 ‘황석이’라고 하였으며, 우리나라에서 최초, 최고의 어류도감으로 꼽히는 정약전의 '자산어보'에는 '추수어'라 부르며, 설명에서 '추수어에서 가장 작은 것을 황석어라 하는데 길이가 45촌이며 꼬리가 매우 뾰족하고 맛이 아주 좋으며 가끔 그물에 들어온다'고 기록하였습니다.
    이러한 기록에서 황석어는 분명 우리나라에서 어획하여 이용한 역사가 길고, 일종의 친숙한 기호식품 중 하나가 되어왔던 것으로 여겨집니다.

    4. 황석어는 조기의 어린 시절?
    황석어를 어획할 때는 조기류 생선이나 조기 치어도 많이 섞여 올라오기에 황석어가 작은 조기, 새끼 조기가 아닌지 혼동하기 쉬운데, 둘은 분명하게 구분되는 생선입니다.
    일단 확실한 것은 황석어는 새끼 조기가 전혀 아닙니다. 같은 민어과에 속하기는 하여도 조기와 달리 다 자라도 앞서 언급된 것처럼 어른 손바닥 길이를 넘지 못하는 작은 생선입니다. 황석어나 참조기, 부세, 수조기를 나름 비슷한 어종으로 구분한 ‘자산어보'에서 조차도 '추수어' 중 가장 작은놈을 ‘황석어’라고 부를 정도입니다. 참고로 '자산어보'에서 황석어를 비롯한 유사 어종들을 '추수어'로 부른 것은 때에 맞춰 물길을 따라서 오기 때문에 붙여진 것인데, 황석어가 오는 때는 오뉴월입니다.

    5. 먹거리로써의 황석어
    황석어는 주로 작은 개체는 젓갈로, 먹음직한 큰 개체는 조림용, 구이용 반찬감으로 쓰입니다만, 황석어는 특히 젓갈로 유명합니다. 황석어젓은 대부분 젓갈이 그렇기는 하지만 특유의 비린내와 쿰쿰한 맛으로 사람에 따라 호불호를 심하게 타는 편입니다.
    목포와 충청남도 일대 산지에서는 황석어를 젓갈뿐만 아니라 탕 또는 조림, 구이 같은 다양한 요리법으로도 즐겨 먹습니다. 그 중에서도 목포의 황석어 조림이 유명합니다. 사실 국물이 많으면 '탕', 좀 더 자작하게 졸이면 '조림'으로 부르면서 명칭 두 가지를 섞어 쓰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황석어 조림은 먼저 쌀뜨물로 씻어 비린내와 짠맛을 살짝 제거하며, 여기에 된장을 조금 넣고 조림하면 좋습니다. 오뉴월 황석어는 살지고 뼈도 억세지 않아 조림이나 탕으로 제격입니다. 황석어 조림의 맛은 조기조림, 조기탕보다 국물과 맛이 오히려 진한 별식입니다. 봄철에 산과 들에서 캐와 말려 보관한 고사리에 여름철을 맞이한 햇감자를 밑에 깔고 조리면 그 맛이 일품입니다. 생물이 아닌, 아예 바싹 말려 둔 황석어를 두고두고 조림해 먹어도 좋다고 합니다.
    제철을 맞이한 생물 황석어는 대가리만 떼어내어 구이, 튀김을 만들어도 맛나게 즐길 수 있습니다.
    황석어젓은 삭힐수록 진국이 우러나며 그 자체로 조미료가 됩니다. 젓갈은 막 담근 여름을 지나고 가을부터 먹을 만치 익어가는데, 멸치젓 대신에 김장할 때 넣으면 다른 풍미를 즐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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