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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제철 해산물 (26) - 서해안/남해안 : 노랑가오리(황가오리)제철 해산물 2022. 6. 23. 22:15
1. 개요
노랑가오리 또는 황가오리라고 불리는 바닷물고기는 생물학적으로 홍어목 색가오릿과에 속합니다. 홍어와 유사한 점 때문에 홍어를 잡기 힘들거나 금어기 때는 대체제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전라남도에서는 가오리, 부산에서는 노랑가부리로 부르기도 하며, 창가오리, 딱장가오리 등 지역마다 다양한 방언으로 부르고 있습니다.
모래나 진흙으로 이루어진 수심 10미터 정도 되는 얕은 바다 바닥이나 강 하구에서 생활하고, 겨울이 되면 월동을 위하여 깊은 바다로 이동합니다.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일본, 중국, 대만, 태국, 오스트레일리아 등 따뜻한 서태평양 일대에서 서식하며,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서해안과 남해안에 살고 있습니다.
겨울철에는 월동하려고 태평양 같이 넑고 깊은 바다로 옮겼다가, 봄이 되면 연안으로 올라와 모래와 갯벌이 발달한 내에서 산란합니다.
다양한 방법으로 낚아 올리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지역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습니다. 전라남도 영광에서는 미끼를 끼우지 않고 낚시를 여러 개 매달아 길목에 놓아 잡고, 전라남도 여수나 고흥에서는 미끼를 끼운 주낙으로 잡습니다. 전라남도뿐만 아니라 제주도 일대 따뜻한 근해에서도 노랑가오리를 자주 어획합니다.
2. 노랑가오리의 특징
바다 바닥 생활에 적응했기 때문에 몸체가 위아래로 납작한 오각형 형태입니다. 몸통, 머리, 가슴지느러미가 하나로 합쳐져 체반(body disk)을 이루고 있습니다.
배 가장자리와 꼬리의 선명한 노란색 테두리가 주요 특징이고, 주둥이(코)가 짧고 뾰족합니다.
배지느러미는 작고 등지느러미와 꼬리지느러미는 없습니다.
눈은 작고 눈 바로 뒤에 물을 뿜어내는 구멍이 있습니다. 꼬리는 기다란 채찍 모양으로 몸통에 비하여 약 2배 정도 깁니다. 꼬리에는 날카로운 가시가 돋아있는데 독이 있어서 쏘이면 아프고 심하면 사망에 이르기도 하니 노랑가오리를 어획하거나 만질 때는 주의하여야 합니다.
식성은 육식성으로 게나 새우와 같은 갑각류, 갯지렁이, 작은 물고기를 잡아먹습니다. 상어처럼 같은 난태생(ovoviviparity)으로 새끼를 낳습니다. 산란기는 5월에서 8월 사이이며, 10마리 정도의 새끼를 출산합니다.
노랑가오리 새끼는 대략 3년이 지나면 짝짓기가 가능할 만큼 자라고, 이때 암컷은 몸통이 50센티미터, 수컷은 30센티미터 정도로 큽니다. 노랑가오리는 보통 1미터 정도 자라지만, 그 이상 되는 커다란 개체도 종종 발견됩니다.
3. 노랑가오리 취급 시 주의점
노랑가오리는 꼬리에 달린 가시에서 나오는 독 때문에 위험한 바다생물입니다. 특히, 늦봄에서 여름철에는 얕은 바다에 살고 있기 떄문에 해수욕하러 나온 피서객이나 낚시꾼이 마주치기 쉬우니 더욱 주의해야 합니다.
노랑가오리의 독은 톡신 계열 화학성분이 아니라, 두 가지 단백질 효소(phosphodiesterase, 5-nucleotidase)로 이루어졌는데, 생체의 화학반응을 차단하고 에너지 공급이 차단된 세포와 신경을 괴사시키는 방식으로 작용합니다. 효소 독이다 보니 노랑가오리는 죽어도 독성이 그대로 몸체에 남기에 시체라도 함부로 만져서는 안 됩니다.
18세기 중엽 성호사설(星湖僿說), 19세기 초 우해이어보(牛海異魚譜) 같은 우리나라 고문헌에서도 가오리를 언급하면서 꼬리의 독을 주의하라고 서술하였을 정도로 노랑가오리는 맛을 떠나 독 때문에 주의해야 할 어종으로 여겨졌습니다.
독이 없다 하더라도 노랑가오리의 침은 구조 자체도 상당히 위협적입니다. 큰 침 외에도 꼬리가 시작되는 부분에 작은 침이 두세 개가 났고, 다른 가오리 종류와 마찬가지로 꼬리 전체에 자잘한 톱니가 있습니다. 게다가 개체가 어느 정도 크면 제일 큰 독침은 더 커지는데 돌기가 마치 칼날처럼 되어서 잘 박히지만 빠져나오기는 힘든 구조입니다.
찔리면 통증이 있다 정도로 끝나지만 죽을 수도 있으니, 야외에서 노랑가오리뿐만 아니라 가오리 종류를 만나면 죽었든 살았든 함부로 건들지 말고, 만약 침에 찔리면 바로 병원을 찾아 응급치료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다행인 것은 꼬리의 가시를 제외하면 노랑가오리의 몸에는 복어와 달리 독이 없어 얼마든지 사람이 먹을 수 있습니다.
4. 먹거리로써의 노랑가오리
노랑가오리의 제철은 산란기를 맞이하는 5월에서 7월가량이며, 제철일 때 가장 살이 많이 오릅니다. 이때 1마리에 90kg까지 되는 거대한 개체가 잡혀 올라오기도 합니다.
노랑가오리는 오뉴월 여름철 서해안과 남해안 중심으로 잠시 잡히는 편이라 계절 메뉴라고 할 수 있으며, 예로부터 갯장어, 민어와 함께 여름을 대표하는 어류로 꼽힙니다. 여름을 나려면 황가오리 신세를 져야 한다는 말까지 있을 정도입니다.
날것은 주로 살짝 숙성시켜 회를 만들어 먹는데, 대략 15킬로그램에서 20킬로그램 정도 되는 개체가 회로 즐기기에 알맞다고 합니다. 노랑가오리의 육질이나 색깔은 소고기 생고기 같다고 평하는 사람도 있는데, 그처럼 옅고 투명한 분홍색 살점의 중간중간마다 붉은 진홍빛이 감돕니다. 담백한 듯하면서 씹을수록 쫄깃한 식감에 은은한 단맛이 나는 일품 제철 먹거리입니다.
노랑가오리 회는 현지에서는 참기름과 소금을 섞은 기름장에 찍어 깻잎장아찌와 싸서 먹는 것을 추천합니다. 깻잎장아찌의 향취가 너무 강하게 느껴져 회의 담백함을 느끼려면 기름장만 찍어서 먹어도 괜찮습니다.
간(애)도 별미인데, 식감은 부드러우면서 무척 고소하고 눅진한 땅콩버터 같은 맛을 자랑합니다. 바다의 푸아그라라고 불릴 정도의 아귀의 간처럼 노랑가오리 간도 가오릿과 생선에서는 최상급의 식자재입니다. 노랑가오리의 간을 취급할 때 주의할 사항은 간 가운데 쓸개가 같이 있어서 잘못하면 쓸개가 터져 쓴맛으로 범벅될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만약 쓸개가 터지면 재빠르게 흐르는 깨끗한 물에 닦아주면 됩니다.
회 이외에도 노랑가오리 역시 다른 가오리처럼 찜, 양념 탕을 해서 먹기도 하며, 말려서 가공하기도 합니다.'제철 해산물'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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