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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제철 해산물 (23) - 서해안/동해안/남해안 : 쥐노래미(노래미)제철 해산물 2022. 6. 19. 00:37
1. 쥐노래미(노래미) 개요
쥐노래미(노래미)는 우리나라와 일본 근해에서만 분포해 있는 독특한 어종으로 쏨뱅이목 쥐노래밋과에 속하는 바닷고기입니다. 경상남도에서는 놀래기 또는 게르치라고도 하며, 암초 지대 주변에서 잡혀서 그런지 강원도에서는 돌삼치, 돌참치라고도 부릅니다. 참고로 게르치라는 생선은 실제 따로 존재하니 경상남도, 부산 등지에서 쥐노래미(노래미)를 게르치라 부르는 것은 그 지역 방언으로 보아야 합니다.
2. 쥐노래미(노래미)의 특징
서식지로는 염도가 낮고 해조류가 우거진 거친 암초 지대나 갯바위를 선호하며, 부레가 없어 헤엄을 치다가 멈추면 가라앉으니 보통 바닥 가까이에 붙어 활동합니다.
산란기는 빠르면 10월에서 늦게는 1월까지이며, 이에 금어기는 늦가을과 겨울, 제철은 초여름부터 가을까지입니다. 쥐노래미(노래미)알은 바위나 해조류 사이사이에 덩어리져 붙어있는데, 수컷은 알에서 새끼가 나올 때까지 알을 지키고 있습니다. 이때 수컷의 몸 색깔은 더욱 노래집니다. 알에서 태어난 새끼 수컷은 약 1년, 새끼 암컷은 약 2년이 되면 성숙한 개체가 됩니다. 새끼 때는 낮에만 먹이 활동하고 밤에는 움직이지 않습니다.
육지 근처에서 잡을 수 있는 어종으로는 자주 보이면서 크기도 힘도 꽤 좋아 낚시인 사이에서 인기가 많습니다.
우리나라 바다 어디에서나 쉽게 보이고 잡을 수 있지만, 유명한 지역은 서해 백령도, 소청도입니다. 쥐노래미(노래미)는 백령도 근해에서 까나리 다음으로 많이 어획되는 수산물이며, 일대 바다에서는 해조류도 잘 자라 쥐노래미(노래미)가 서식하기 좋은 환경입니다. 서해에서 서식하는 천연기념물 점박이물범(천연기념물 제331호·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해양 보호 생물)도 까나리와 쥐노래미(노래미)를 좋아하기에 이 지역에서는 점박이물범이 봄부터 가을까지 자주 찾아오고 있습니다.
3. 쥐노래미와 노래미의 차이
수산물 시장과 횟집에서, 그리고 일상적으로도 쥐노래미나 노래미 모두 노래미로 취급하여 부르고 있지만, 실제로 시장과 횟집 위주로 유통되는 것은 대부분 쥐노래미입니다. 즉, 쥐노래미와 노래미는 겉보기에 굉장히 유사하고 가까운 어종이지만, 생물학적으로 구분되는 것입니다.
쥐노래미와 노래미는 둘 다 생물학적 분류상 쏨뱅이목 쥐노래밋과에 속하는 연안성 어류이며, 동일한 생물학 분류도 그렇고 언뜻 비교해 보면 크기 차이 외에는 상당히 유사합니다. 문외한이 보았을 때도 크기는 분명 차이가 나는데, 완전히 다 자란 성체 기준으로 쥐노래미가 약 60센티미터에서 65센티미터, 노래미는 약 30센티미터가량으로 두 배 이상 차이가 납니다. 주로 잡히는 크기로만 비교한다고 하여도 쥐노래미가 평균 30센티미터 전후, 노래미는 15센티미터 전후이므로 두 배 차이가 나는 것은 분명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진짜 노래미라 할 수 있는 노래미는 잡어로 취급되어 제값을 받기 힘들기에 다른 생선과 함께 덤으로 팔리거나, 산지 식당 중심으로 가성비 있는 탕감으로 이용되고 있습니다.
이와 달리 크기가 훨씬 큰 쥐노래미는 그만큼 살도 많고 우리나라에서 선호하는 광어, 우럭만큼은 아니라도 맛도 수준급이기에 횟감으로 애용되고 있습니다. 쥐노래미는 성장 속도가 빠르고, 살점이 많으며, 회를 비롯하여 다양한 요리에 쓰기에도 적당하면서 맛도 괜찮기에 노래미와는 정반대로 일찍이 상업적 가치 있는 고기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다만, 상업적 가치가 이처럼 높으면서 기르기도 까다롭지 않아 예전부터 유통되는 쥐노래미의 대부분은 자연산보다는 양식, 특히, 중국산 양식입니다. 한편, 노래미는 쥐노래미보다 상업적 가치가 떨어지다 보니 양식을 하지 않기에 전량 자연산이기는 합니다. 그렇다고 개인적으로 어획하는 낚시꾼이 아닌 이상 노래미만 잡는 경우는 거의 없기에 다른 수산물을 잡다가 혼획되어 현지 위주로 소진되고 있습니다.
쥐노래미와 노래미를 구분하는 방법은 첫째로 언급된 것처럼 몸통 크기입니다. 쥐노래미가 훨씬 큽니다. 만약 체격이 비슷한 경우에는 구분 방법은 꼬리지느러미 모양을 확인하는 법입니다. 쥐노래미는 꼬리지느러미 가운데가 살짝 파여있는 일직선에 가깝습니다. 노래미의 꼬리지느러미는 둥근 부챗살 모양입니다. 대가리도 은근히 다른데, 쥐노래미는 주둥이가 두꺼우며, 눈이 크면서 그 위치가 주둥이에서 약간 떨어져 있습니다. 노래미 대가리는 보다 뾰족한 삼각형에 눈, 코, 입 모두 오밀조밀 모여있는 편입니다.
쥐노래미는 앞서 살펴본 대로 유통물량 상당수가 양식이며, 맛 자체는 제철 자연산이 나은 대신 가격도 높습니다. 따라서 자연산 쥐노래미와 양식 쥐노래미를 구분하는 방법도 알아두면 유용합니다.
양식 쥐노래미는 몸통이 약 25센티미터 정도로 일정하게 길러 출하되고 있습니다. 몸통 빛깔도 밝은 노란색에 갈색 구름무늬가 일정하게 나 있는데, 이는 해당 개체들이 일정한 환경과 조건에 자랐다는 증거입니다. 다른 두드러진 점은 양식 쥐노래미 눈깔 위 가장자리에 자리한 깃털 모양의 돌기가 자연산보다 크게 보입니다.
자연산 쥐노래미는 크기가 천차만별이며, 빛깔은 대체로 짙고 어둡습니다. 그리고 잡힌 서식지에 따라 흑갈색, 황갈색, 붉은색 등등 다양한 색채를 띠고 있습니다. 양식 쥐노래미와 마찬가지로 눈깔 윗부분에 돌기가 있기는 하지만, 양식 쥐노래미처럼 분명하게 드러나지는 않습니다.
양식 쥐노래미는 일정하게 먹이와 품질관리가 되는 만큼 제철을 따지지 않고 그 맛이 연중 비슷하게 보장되나, 자연산은 당연한 결과이겠지만 철에 따라 맛의 기복이 있습니다.
쥐노래미와 노래미는 매우 유사하지만 분명 다른 생선은 맞습니다. 그래도 워낙 흡사하면서 좋은 환경에서 제철에 잡은 것은 맛도 별 차이가 없기에 대중적으로는 일상에서 둘을 혼동하거나 동일하게 취급하는 경향은 무시하지 못합니다.
4. 쥐노래미(노래미) 제철과 고르는 법
쥐노래미(노래미)의 제철은 여름이 시작되는 6월부터 가을까지입니다. 11월에서 12월이 쥐노래미와 노래미의 산란을 위한 금어기인데, 이렇게 가을, 초겨울에 산란하는 어류는 주로 여름에서 가을까지 산란 준비를 하려고 살, 지방을 찌우게 됩니다. 이 때문에 민어, 농어처럼 쥐노래미(또는 노래미) 역시 여름과 가을이 제철이 되는 것입니다.
쥐노래미(노래미)가 아무리 흔한 생선이라지만 산란 철에는 포획이 금지됩니다. 본격적인 금어기는 11월과 12월이며 이 기간에는 자연산 쥐노래미와 노래미 모두 포획 및 유통이 금지됩니다. 당연히 양식 쥐노래미는 예외이며, 서해 백령도와 소청도 일대에서는 11월, 12월 모두 금어기는 아니고 11월 중순부터 12월 중순까지 약 1개월간 금어기입니다.
시장이나 식당에서 살아있는 쥐노래미를 구매할 때는 활발하게 움직이는 개체보다는 배를 바닥에 깔고 안정된 상태에서 가만히 숨을 쉬고 있는 것을 고르면 좋습니다. 너무 오랫동안 수조에 갇힌 경우에는 몸통 빛깔이 하얗게 뜨거나 유난히 밝아지니 피하여야 합니다.
쥐노래미 시세는 킬로그램당 대략 3만원에서 4만원 사이 정도로 오히려 우럭, 광어보다 다소 비싸며, 참돔이나 농어랑 비슷합니다.
5. 먹거리로써의 쥐노래미(노래미)
쥐노래미(노래미)도 다른 흰살생선처럼 살은 희고 밋밋해 보여도 차진 식감과 은은히 올라오는 고소한 맛이 우럭, 광어와는 또 다른 느낌을 줍니다.
물기가 많아 신선한 생물을 구울 때는 살이 부드럽고 포슬포슬해서 부서질 염려가 있습니다. 그 때문에 쥐노래미(노래미) 생물은 주로 횟감으로 쓰이며 횟감에 어울리는 맛난 생선입니다. 아니면 이런 특성을 고려하면 숟가락으로도 손쉽게 양껏 퍼먹을 수 있다는 점에서 조림과 매운탕거리로도 어울린다고 하겠습니다. 서해안에서는 소금구이로 해먹을 때는 반건조로 꾸덕꾸덕하게 말려서 굽거나, 양념을 끼얹어 찜으로 먹기도 합니다.
활어회로 먹기에 어려운 선어 쥐노래미(노래미)는 조림이나 칼칼하게 끓인 매운탕으로 즐겨도 알맞으며, 담백한 흰살생선인 만큼 독특하게 서구식으로 생선튀김을 해 먹어도 좋습니다.'제철 해산물'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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