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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제철 해산물 (18) - 동해안 : 홍게제철 해산물 2022. 6. 16. 22:27
1. 개요
홍게는 대게와 항상 비교되는 그러한 존재입니다. 대게를 의식해서 그런지 붉은대게라고도 불리며, 이름 그대로 얼핏 보았을 때는 대게와 비슷한 모습입니다. 색깔은 대게와 놓고 비교하면 홍게 쪽이 뚜렷하게 붉은색을 띠고 있습니다.
그런데 붉은대게라고 하는 명칭도 근래 생긴 것입니다. 대게가 자꾸 귀해지다 보니, 많이 잡히고 크기와 모양은 비슷한 홍게에 대게 이미지를 덧씌우기 위해 만들어진 이름입니다. 대게가 많이 잡히는 영덕, 포항, 울진 등지에서는 쉽게 접하는 만큼 홍게를 분명 대게보다 싸구려 취급합니다.
참고로 홍게는 포항보다는 좀 더 북쪽인 강원도 속초 등지에서 좀 더 알려져 왔습니다.
최근에는 가격이 싸고 개체수가 많다는 것만 믿고 남획하다 보니 어획량이 감소하면서 가격이 지속해서 오르는 추세입니다. 홍게도 대게와 유사한 종이라 성장 속도가 느리고 번식 효율이 높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한 이유로 홍게도 대게처럼 어획 금지 기준이 법으로 정해져 있습니다. 암컷은 어느 떄고 포획이 불가능하며, 수컷은 7월 초부터 8월 말까지 금어기입니다. 그리고 너무 어린 게도 잡으면 불법입니다.
2. 홍게의 특징
같은 속의 대게와 겉보기에는 비슷하지만, 다리가 조금 짧고 온몸이 진홍색입니다. 익힌 후에도 홍게는 대게에 비해 훨씬 붉습니다. 간혹 홍게와 대게의 자연교잡종이 발견되기도 하는데, 이런 게를 너도대게 혹은 청게라 합니다.
다 자란 홍게는 몸통이 6센티미터에서 7센티미터 정도 됩니다. 형태는 둥근 삼각형이며, 아가미 쪽이 유독 팽만하여 등딱지의 후면은 급격히 경사집니다. 등딱지 위에는 작은 결절들이 흩어져 나 있고, 그 가장자리에는 삼각형의 가시가 일렬로 늘어서 있습니다. 이마뿔은 등딱지에서 평평하게 나오다가 가운데가 갈라져 둘로 나뉩니다. 집게다리는 대칭이고, 걷는다리에 비해 짧습니다. 걷는다리는 길고 납작합니다. 여러모로 대게와 유사하게 보이지만, 아가미 부분이 부풀어 오른 정도와 이마뿔이 갈라진 형상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홍게는 수심 480미터에서 2,300 미터에 달하는 심해에 서식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동해 북방한계선과 울릉도 근처 심해저에서 많이 살고 있습니다.
대게와 달리 개체수가 매우 많아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합니다. 대게, 꽃게에 비해 무게당 가격이 절반 이하로 훨씬 싸고, 판매하고 남은 홍게는 너무 싼 나머지 어묵 같은 가공품으로 만들어서 일본 등 수출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동해안 근방, 특히 강원도에서 대게의 대체제로 먹기 시작하였으며, 대중적으로 판매한 것은 비교적 최근입니다. 다만, 90년대 말, 2000년대 초에 길거리에 대형 찜기를 설치한 트럭을 놓고 홍게를 쪄서 파는 장사꾼들이 종종 보였습니다. 이때 대게라고 속이거나, 질 떨어지는 홍게 또는 수입산 홍게를 파는 통에 홍게는 맛이 없다는 좋지 않은 인식이 지금까지도 남아있게 됩니다.
3. 먹거리로써의 홍게
일단 홍게의 가장 큰 매력은 싼 가격입니다. 이 때문에 국물 내는 용도로 적합합니다. 산지 식당에서는 홍게를 넣고 끓인 라면이 인기가 좋으며, 분식점 어묵 국물에도 많이 쓰입니다. 게 중에서는 저렴한 까닭에 게맛살이 아니라 제대로 된 게살을 쓴 요리면서 예상보다 저렴하다면 대부분 홍게살이 들어갑니다. 통조림, 레토르트 식품으로 가공하여 수출도 많이 합니다.
홍게 맛은 일반적으로 대게보다는 한 수 아래로 치는 편이지만, 이건 제철이 아니거나 싸구려 홍게를 두고 하는 말입니다. 비록 제철 대게와 비교할 수는 없다고 하여도, 제철 홍게는 어지간한 수입 대게보다 맛이 훨씬 좋아져서 좋은 것은 마리당 4만원 이상을 호가하기도 합니다.
홍게는 철이 대게와는 달리 뚜렷하지 않습니다. 금어기인 7월과 8월을 제외하면 연중 어획되고 출하되지만, 그래도 제철을 꼽는다면 4월에서 6월 말까지입니다. 겨울부터 봄까지 제철인 대게하고 비교하면 상당히 제철이 긴 편인데, 이런 이유로 제철 홍게는 대게보다 여전히 저렴하여도 절대 맛에서는 뒤지지 않습니다.
홍게를 즐기는 요리법은 뭐니 뭐니 해도 찜이 제격입니다.
맛있는 홍게찜을 하려면 먼저 조리 전에 홍게 아가리를 찔러 체내의 바닷물과 불순물, 투명한 체액을 쏟아내는 해감을 해야 합니다. 홍게가 심해에 사는 만큼 수압을 견디기 위해 체내에 많은 바닷물을 머금고 있기도 하고, 갑각류가 가지고 있는 피를 빼는 작업입니다. 아가리를 찌르고 물과 피를 뺄 때까지 계속 들고있어도 되지만, 수돗물에 15분가량 담가두어도 해감할 수 있습니다.
해감을 마친 홍게는 찜기에 물과 함께 청주도 약간 같이 부어 넣습니다. 비린 잡맛을 빼기 위하여 월계수 이파리를 같이 넣어도 좋습니다. 이때 홍게뿐만 아니라 갑각류찜을 할 때는 물에 끓이는 게 아니라 증기로 찌는 것이니 물이 찜기 위로 넘치지 않게 조절하여야 합니다. 한편, 이미 바닷물을 너무 많이 머금은, 상품성이 떨어지거나 잡은 지 오래된 신선하지 않은 홍게는 배딱지가 천장을 바라보게끔 뉘여 찌면 짠맛이 도드라질 수 있으니, 오히려 배를 깔고 찌는 것이 낫습니다.
이후 물이 끓을 때 홍게의 배딱지가 천장을 보도록 찜기에 놓고 찝니다. 약 15분에서 20분가량 찌고 난 후 불을 끄고 약 5분 뜸을 들이면 끝납니다.
찐 홍게를 먹을 때는 다리를 먼저 다 잘라내고 등딱지를 열어 아가미처럼 불필요한 부분을 제거합니다. 등딱지는 배딱지를 제거하고 생긴 구멍에 손가락을 힘주어 엽니다. 이때 게장이 쏟아질 수 있으니 조심해서 살살 열면 됩니다. 잘라놓은 홍게 다리는 손으로 잡아 비틀어 살을 발라 먹으면 되는데, 비틀 때 관절이 아니라 관절에서 3할 정도 내려온 지점을 살짝 꺾고나서 당기면 손쉽게 다리 살을 분리할 수 있습니다.
4. 홍게 고르는 법
좋은 홍게를 고르는 첫 번째 방법은 가급적 큰 홍게를 고르는 것입니다. 크기가 크고 무겁다고 무조건 좋은 홍게는 아니지만 작은 홍게보다는 훨씬 낫습니다. 보통 600그램에서 700그램 정도 되는 홍게가 적절하며, 아무리 작아도 최소한 500그램 이상은 되어야 좋습니다.
둘째 방법은 다리를 눌러보고 고르는 것입니다. 홍게는 껍데기가 덩치에 비하여 대게와 꽃게보다도 얇은 편이라 만져보면 살이 찬 정도를 느낄 수 있습니다. 이때 다리를 눌러 살이 있는지 확인하면 됩니다. 한편, 몸통을 눌렀는데도 불구하고 푹푹 들어가는 홍게는 살이 빠진 개체라 피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 방법은 배딱지의 관절을 보는 방법입니다. 홍게를 뒤집어 배딱지와 다리 사이의 관절이 투명하고 볼록하면서 관절 색이 균일하면 좋은 홍게입니다. 관절 색깔이 어둡고 수축하여 있다면 살도 적을뿐더러 신선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제철 해산물'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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